2025년 11월 21일 오후 7시 30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작 배시현 작곡 박신애 연출 이준우
홍련 김이후 바리 김경민 강림 신창주 월직차사 임태현 일직차사 정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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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경기도민들을 존경합니다. 딴엔 충분히 여유시간 두고 나왔는데도 늦어버림ㅋㅋㅋㅋ 영원히 오지도 않을 것만 같던 오이도행에 간신히 타서 끼인 채로 서서 오는 것도 헬이었고 안산예당 안에서도 달무리 극장이 어디인지 몰라서 헤매느라 (가장 안쪽에 있더라) 가는 길에 이미 지쳐버려서 뛰지도 않았다. 결국 10분 지나서 지연 입장했고 넘버 두 개 놓친듯.
이제 어디 가서 울고 기는 극 좋아한다는 말 안하려고. >>>남자가<<< 울고 기는 극 좋아합니다. 허허. 여자가 공연 내내 울고 기는 극 보니까 너무 괴롭고 진이 다 빠져서 힘들었다. 그러니까 배우들은 자유극장에서 이걸 거의 세 달동안 했다는 건데.. 혹시 불공정 계약이었다면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김이후 말고 전부 초면인데(당연함 요즘 배우들 잘 모름) 다들 어디서 튀어나온 분들이지? 님들 누구세요?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를 엮은 게 흥미로웠다. "공주님은 무슨, 너 바리데기잖아, 버려진 자식" 하면서 한순간에 국면 전환되는데 진짜 오랜만에 만난 다음 내용이 예상 안되는 공연이었음. 설화 원작으로 하면 어쩔 수 없이 고루해지는 부분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서 놀라웠다. 당장 설화 원작인 노잼극들이 몇 개 스쳐가는데... 크흠. 개인적 취향 차이는 있을지언정 완성도 면에서는 부정할 수 없었음. 이래서 입소문타는 공연은 놓치지 말고 봐둬야하거들. 가까이에서 할 때는 일정 안맞아서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안산까지 와서 보기는 봤구만.
앞서 취향 얘기를 한 이유는, 중반까지만 해도 매끈하게 잘 만들었는데 그닥 내 취향은 아닌데??? 팔짱 끼고 봤기 때문에. 그런데 씻김굿 장면 정말 소름돋게 좋아서 기존 인상이 한번에 뒤집혔다. 최후진술 그지돈처럼 공연마다 이거만 봐도 돈값 한다 싶은 장면이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홍련은 이 장면이라고 확신한다. 바리의 간절함과 그동안 십삼만몇천번을 반복해오면서 쌓였던 감정들이 한번에 폭발하는 장면인데 벅차오르더라. 많은 소재로 이야기를 전하는 여러 공연을 십수년동안 봐오면서 이제 웬만한 이야기로는 뛰지 않는 심장인데도 정말 오랜만에 어머어머 아니 이게 뭐야 하면서 봤다. 제목은 홍련인데 진주인공은 바리 아닌가 싶었고. 원래도 한국 전통 문화나 무속 신앙에 관심 많아서, 이런 식으로 풀어가는 전개가 신선하면서 흥미로웠다.
죄책감과 자기비하, 성차별, 가정폭력 같은 하나만 다뤄도 어려운 주제를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온몸에 두르고 정면 돌파한 게 진짜 너무너무 놀랍고. 아니 지금 계속 놀랍다거나 이래서 좋았다는 문장의 나열인데 정말 보는 내내 놀랐고 좋은 감정밖에 없어서 할 말이 이거뿐임. 바닥 조명도 좋았고 안 좋은 건 오직 공연장 위치뿐... 아니다 이거도 안산시민 기준에서는 좋은 위치겠지. 그냥 더 일찍 나오지 않아서 늦은 내가 제일 나빴다.
이걸 두 달이 훌쩍 지나서 이제야 올리는 까닭은 이제라도 관람 기록으로 박제해두고 싶어서. 다음에 올라오면 꼭 챙겨 봐야지. 이번에는 여유있게 가서 첫 넘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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